Story per Picture

스팀펑크 모험&미스테리

E3 2019. 6. 20. 13:30


비가 내리던 밤, 식당에서 차를 마시던 갑판장은 창 밖으로 누군가가 떨어지는 것을 봤다. 그는 급히 비상벨을 눌렀고 졸린 눈을 비비며 점호에 들어간 우리는 선장님이 없어진 걸 발견했다. 그때 우리 배의 고도는 4000m. 밑에는 울창한 정글뿐이였다.

 즉시 배를 멈추고 지역 경비대의 도움을 얻어 수색을 했지만 구름 끼고 비내리는 정글에서 뭔가를 찾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잠깐 기대 쉬고 있는 내 뒤로 뭔가가 쿵 하고 떨어졌는데 검은 옷과 헬멧을 쓴 흑풍단의 침투대원이였다. 지금 우리 머리 위에는 우리 배가 있다. 우리의 적이... 악천후를 틈타 우리 배에 들어왔단 뜻이였다.

 침투대는 한밤 중에 구름 안에 숨겨둔 비행선에서 검게 칠한 글라이더를 타고 에어쉽에 침투하는 건 흑풍단의 여러 해적질 방법 중 하나다. 선량한 에어쉽의 뱃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흑풍단을 싫어했고 그중에서도 우리 선장님은 흑풍단에 대해 제일 잘알고, 흑풍단에게 희생양이 될 뻔한 많은 배와 뱃사람들을 구해준... 흑풍단 입장에선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아무리 흑풍단 침투대라도 폭우 속의 배를 찾아내고 침투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워낙 위험한 임무이기에 탈출하다가 추락했을 수도 있다. 지금 악천후니까. 하지만 결국 선장님의 시체를 찾는 것은 지역 경비대에 맡겨야했다.
 
 과감성을 인정받아 얼마 전부터 곧잘 선장대리로 활약해온 사벨라는 분노했다. 그녀는 선장님의 이름으로 흑풍단의 기지를 급습할 선단을 조직했다. 이제 선장님이 없으면 흑풍단이 매복을 미리 알고 경고해주거나 흑풍단에게 공격을 받을 때 구하러 와줄 이가 없으니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리 흑풍단을 없에야 한다는 논리로 선주들과 보험사들을 설득했고, 방법으로 고공의 제트기류를 타고 흑풍단의 기지를 급습하기로 했다. 불과 하루동안에. 사벨라 다운 행동력이였다. 

 그리고 우리의 배가 습격 선단을 이끌고 제트기류를 탈 무렵, 기관실에서 문제가 생겼다. 기관장은 기관실에 사람들을 모조리 불러 모았다.

 "사보타주다. 배신자가 있어."

 알람시계에 연결된 부식액이 시간이 지나면 열리면서 조용히 기관부의 주요 부품을 망가트리는 장치가 기관부에서 발견되었다.

 "이 시한장치는 우리가 흑풍단의 기지에 도착할 무렵 작동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기관장은 검은색 스카프를 꺼내들었다.

 "사벨라. 이게 왜 기관실의 후미진 관리통로에서 발견됐는지 설명해주실까?"

 사벨라는 경악했다.

 "무슨 소리야?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야! 그 스카프는...!"

 "이런 게 발견 된 이상 이번 습격은 보류야. 항해장. 사벨라의 신병을 구속하게."

 사벨라를 따라왔던 항해장이 고개를 끄떡 거리고 다른 선원들이 사벨라에게 다가서자 사벨라는 어디서 구했는지 권총을 꺼내들고 위협했다. 기관장이 물었다.

 "권총 한자루로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상대할 셈인가?"

 "아니, 그냥 이대로 10분만 기다려. 모든 게 해결 될 테니까."

 "아~ 그런 거였어?" -타앙!-

 기관실의 채광창 위에서 함장님의 목소리와 함께 총성이 들렸다. 사벨라는 총을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항해장, 즉시 선단을 이끌고 이 제트기류를 빠져나가. 지금 당장. 이 시기에 제트기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빨라. 지금이 흑풍단의 원정함이 귀환하는 시기지. 아마 매복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관제랑 통신부원 빼면... 이리 와서 나좀 도와줄래?"

 기관실 지붕에 드러누워있는 선장님의 팔엔 부상을 입었는지 붕대가 둘러져있었다. 우릴 보더니 입을 여셨다.

 "흑풍회 침투대라고 폭우 속을 쳐들어올 능력은 없어. 우리 배에 실려있던 컨테이너 중 하나에 잠복하고 있었던 거야. 배신자가 있단 건 알았지. 사벨라는 사실 내 정보원 출신이야. 흑풍회와의 접점이 가장 크지. 아... 그리고 그 스카프는 내가 던져둔 거네. 기관장. 나한테 선물로 주더라고."

 "왜 미리 말씀하시지 않고."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래잖아."






-3월 19일. 이야기의 기반출처는 사실 그 전밤 꿨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