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per Picture

코스믹호러 1/3

E3 2020. 7. 17. 00:40

도시가 산산조각 나 있었다. 사람들이 떠나고 낡아서가 아니다. 여긴 건설된지 2년도 안된 신도시로 사람들이 북적이던 곳이다. 적어도 마지막 행성간 통신이 날아왔던 32시간 전에는 말이다.

처음엔 도시의 지하에 거대한 공동과 산산 조각난 외계인의 도시가 발견됐다. 그리고 그 폐허 중앙부에 초차원 구조물로 추정되는 것이 발견되어 조사한다는 것이 마지막 보고였다. 곧 연락이 두절됐고 궤도의 위성을 통해 행성에 건설 된 인류의 문명이 소멸했음을 확인한 행성연방정부는 긴급조사단을 보냈다. 행성궤도에 도착한 조사선에 따르면 행성 표면에 생명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구조물은 모조라 부셔져있다.

조사단도 당혹했다. 테러인지 사고인지 재난인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이런식으로 도시를 파괴할 수 있는 수단은 인류의 지식으로 알 수 없다. 위험의 종류도 모른체 지상 조사를 하러 내려갈 수는 없다.

그러다 행성 표면을 살펴보던 고성능 망원경으로부터 인영이 잡혔다. 검은색 망토를 두른 백발의 여자? 그리고 그 주변에 빛나는 나비 같은 것들이 떠돌아다닌다. 그녀는 홀로 폐허 위를 거닐고 있었다.

생존자?

조사대는 환한 분위기가 되었지만, 그것은 곧 경악으로 바뀐다. 눈으로 보기엔 사람이지만 스캐너로 정밀검사를 해보니 안에 근육도 없고 뼈도 없다. 인간의 몸의 70%이상이 수분으로 되어있는데 수분 도 없다. 인간으로 위장한 다른 외계인도 아니고, 겉모습만 인간인 그냥 로봇도 아니다. 사람처럼 생긴 표면 내부엔 그저 모래가 가득 차있는데, 그것이 사람처럼 걸어다니고 있는 것이다.

(3월 22일자 그림 /4월 28일 글 /사용된 건물 잔해 화상에 풍화흔적이 없는 점에 착안해 구상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