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per Picture
코스믹 호러 2/3
E3
2020. 7. 17. 00:43

몇일 후. 연방정부에 긴급구성된 비상대책반과 행성 궤도에 투입된 조사단은 회의의 결과, 천체규모의 재앙에 최대한 빨리 대응하기 위해 조사단은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고, 지원자를 받았다...
미지의 존재와 조우하기 위해 조사단에서 지식과 지성이 뛰어난 대원이 평상복처럼 보이는 방호복을 입고 행성에 내려갔다.
우주는 넓고 미스테리는 많다. 인류는 우주여행이 가능해질 정도로 과학이 발전했지만 그럼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불가사이한 사고들이 많다. 인류의 무력함을 대중에게 알리면 불안과 혼란이 커질 게 뻔하므로 연방정부가 숨길 뿐.
이번에도 그렇다. 비슷한 일에 대비해 행성을 봉쇄할 우주전함이 위치에 배치되었고, 조사선은 안전을 위해 행성으로부터 멀어져 오직 남겨둔 무인위성을 통해 정보를 받는다.
그럼 사람을 보내는 건 괜찮은 것인가?
무인 드론이나 프로브를 보내봤지만 '대상'은 무생물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인공생물을 실어보냈을 때 비로서 한동안 바라보다가 다가가 쓰다듬는 온화한 모습을 보고 사람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대중에게는 알려져있지 않지만 매우 우호적이고 인류에게 도움을 주는 초자연적인 존재와 조우한 적도 있었다. 그런 희망을 품고 조사대원은 행성표면에 내려가 '대상'과 만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폐허의 한 가운데서, '대상'과 마주친 조사대원은 그녀가 씨익 미소 짓는 것을 보았다. 드론의 촬영을 통해서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들은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지만, 조사대원은 갑작스러운 공포에 휩싸였다. 갑작스레 경보가 울리며 조사대원의 상태를 보여주던 모니터에서 솟구치는 심장박동과 어지러히 흐트러지는 뇌파를 보여주길 3초. 그 이후 심장박동은 정상화 됐고 조사대원과 '대상'은 움직임도 없이 가만히 서있었다. 단지.... 조사대원의 뇌파는 혼수상태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조사대원의 의식은 '대상'과 연결되어있었다.
이 행성에 인류가 정착하기 전, 20세기 말의 인류문명 수준의 문명을 구축한 외계인들이 이 행성의 주인이였다. 발전한 문명에 자부심이 생긴 이들은 그들의 종교적 성지에서 보관중이던 초자연적인 뭔가를 조사하기로 했다. 대륙을 이동시키고 타락한 국가를 불살라버렸다는 전설의 성물을 지키던 종교는 이미 몰락했다. 그들이 주장하던 고도의 정신문화는 문명의 발전 앞에 정신질환으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그 성물에겐 인간의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있었다. 성물을 조사하던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눈 앞에서 등장하는 것을 보고 그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이든, 규모와 상관 없이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놀라움과 경악 속에서... 누군가가 최악의 경우를 상상했고, 그 순간 그 문명은 소멸했다.
저주는 끝나지 않았다. 그 누군가가 상상한 최악의 경우는 이 전지전능한 무언가가 악한 의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성물에게 상상력은 없었기에, 이 별의 원주민이 순식간에 사라진 직후 잠들었던 성물은, 몇 일전 인류와 접촉하자 같은 재앙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번엔 잠들지 않고 기다렸다. 자신이 소멸시킨 인류의 동포가 저 우주 넘어에서 찾아올 것이란 기억을 읽었기에. 그리고 지금 조사대원의 지식 속에서 꺼내고 있다. 인류가 했던 상상의 산물들을.... 요정, 정령, 거인, 유령... 모두 악의를 가지고 비틀린 형태로....
(3월 25일 그림 /4월 28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