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트렙에서 보낸 정보대로 암컷이다. 암컷에겐 아무런 저항능력이 없다. 비록 이들이 50톤에 달하고, 25km/h 속도로 달릴 수도 있다지만 그것은 긴 다리 덕분일 뿐 민첩성 자체는 매우 느리다. 암컷에겐 2m밖에 안되는 밀렵꾼을의 소총 집중 사격에 대응할 수단이 없다.
밀렵꾼 중 한명의 가슴팍에 달린 통역기에서 기계음의 목소리가 들린다.
-도움을 바람. 도움을 바람-
생긴 것 답게 전파로 말하는 이 거인들의 언어를 통역하는 것이다. 사냥감의 언어를 감청해주는 통역기는 사냥꾼들에겐 유용한 도구였다. 그러나 근방에 그녀를 도울 다른 개체는 없었다. 이대로 총격 속에 쓰러져 죽는 것만이 그녀의 결말이다.
-신음을 요구함. 보다 고통적인 신음.-
통역기에서 더 굵은 톤의 음성이 들린다. 수컷의 전파다.
-고통스러움. 극도록 고통스러움-
-신음, 보다 신음. 그로 인해 성적인 흥분이 제공됨. 보다 성적인 흥분은 삶을 제공한다. 적대적 가임을 통해-
밀렵꾼들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아마 수컷이 오기 전에 암컷을 쓰러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사격을 계속했다. 그러나 수컷은 굉장히 빨랐다. 암컷과 밀렵꾼들 사이를 가로막고는 암컷이 도망치게 했다.
-좋은 신음은 성적흥분을 부른다. 성적흥분은 나를 힘차고 적대적인 가임기에 놓게 한다-
이 거인들의 임신방식은 암컷의 등쪽에 난 형상기억 표피에 수컷의 유전자 정보가 담긴 달궈진 초고속 금속 정자를 쏘아날리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처럼 작은 짐승에겐 그 정자 한발한발이 치명적이란 걸 깨달은 영리한 두발거인이 있단 소문이 있었다.
-푸타타타타탓-
두발 거인의 고간으로부터 중기관총탄환 같은 정자가 마구 쏟아져왔다.
"놈은 굼뜨고 부정확하다. 침착하게 대응...!"
퇴역군인출신의 밀렵꾼 고참이 뭐라 말하려는 때에 그러나 또다른 총성이 밀렵꾼을 덥쳤다.
"기생생물까지 기르고 있었나!?"
백색의 유인원처럼 생긴 존재가 두발거인의 몸통 사이의 틈에서 나와 촉수를 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처럼 생겼지만 신체구조는 불가사리에 더 가깝다는데 사격능력은 매우 정확했다.
결국 총탄과 다름 없는 사출물에 맞거나 제압당한 뒤 발에 채이거나 기생생물에게 덥쳐져 밀렵꾼들은 쓰러졌다.
-....상심 슬픔 분노.... 그러나 미래를 생각해야한다-
통역기 소리에 밀렵꾼 대장은 눈을 떴다. 밤이 되어있었고 어떻게 했는지 거대한 나무 한 가운데에 자신의 사지가 결박되어 있었다. 큰 대자 모양으로. 그리고 자기 주변엔 다른 두발거인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죽이지 않는다-
"그것참 다행이군. 이제부터 어쩔 셈인가."
통역기에서 두발거인들의 전파언어가 번역되어 나온다.
-삶으로 배상하라-
"하? 봉사활동이라도 하라는 건가?"
-너의 무기질 조직을 자궁으로 사용-
두발 거인들 사이에서 좀 크기가 작은 개체가 나와 생식기를 밀렵꾼 대장에게 겨누었다. 저 크기면 확실히 정자가 살을 뚫고 뼈에 박히긴 해도 산산 조각을 내진 않을 것이다.
-죽인만큼 낳아라-
"뭐, 뭣?!"
-푸타타타타타타탓!-
"그아아아아아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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